
무선호출기와 시티폰으로 연애하던 90년대 X세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나정(고아라)이 누군가의 삐삐에 메시지를 남기고, 상대방이 공중전화로 회신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삐삐는 발신자의 번호만 표시되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모른 채 바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숫자 암호를 활용해 감정을 전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004'는 '천사'라는 뜻으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자주 쓰였다. 이런 방식으로 삐삐는 단순한 호출 기기를 넘어 감정을 주고받는 중요한 수단이었다.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백이진(남주혁)과 나희도(김태리)가 공중전화로 녹음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해외에 있는 이진이 직접 통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두 사람은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나중에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