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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의 용량은 베토벤 교향곡에 따라 74분으로 결정!

IT조아(it-zowa) 2025. 1. 9. 00:24

CD(Compact Disc)와 베토벤 교향곡

베토벤 (출처 : Wikipedia)

 

1980년대 초, Audio CD(Audio Compact Disc)는 LP를 대체할 새로운 음반 매체로 등장했다. 이를 개발한 필립스(Philips)와 소니(Sony)는 CD의 크기와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협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한 곡의 음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필립스는 CD 용량을 60분으로 제안했지만, 소니의 회장이었던 오가 노리오는 이보다 더 긴 재생 시간을 주장했다. 그의 기준은 바로 베토벤 교향곡 9번, 마지막 4악장 '환희의 송가(Ode to Joy)'였다. 당시 이 곡의 연주 길이는 약 70~74분으로, CD가 이 곡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결국 CD는 12cm 크기와 74분의 연속 재생 시간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저장 용량은 650MB로 설정되었고, 이는 약 74분의 오디오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크기였다. 이 결정 덕분에 대부분의 클래식 음악을 한 장의 CD에 담을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베토벤 교향곡 9번 CD-ROM (출처 : Amazone)


CD에 대한 상식을 넓혀보자.

CD는 찍는 건가? 굽는 건가? 둘 다 틀린 표현인가?

CD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량 생산용 CD와 가정에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록형 CD로 나뉜다. 이 둘은 제작 방식과 용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알아보자.

 

찍는 방식(Pressing) : 대량 생산의 핵심

찍는 방식은 상업용 오디오 CD나 소프트웨어 CD-ROM처럼 대량 생산이 필요한 경우 주로 사용된다. 이 방식은 프레스 원판을 제작해 얇은 알루미늄막을 눌러 양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찍는 방식은 대량 생산 환경에 적합하며, 안정적인 품질과 내구성을 제공한다. 데이터는 읽기 전용(Read Only)으로 저장되어 수정할 수 없다.

  • CD-DA (Compact Disc Digital Audio) : CD 음반용 포맷으로, 음악을 저장하기 위해 개발됨.
  • CD-ROM (Compact Disc Read Only Memory) : 컴퓨터 데이터 저장용으로 개발됨. 

CD 프레싱 - CD 제조 장면 (출처 : SIR ROBIN)

 

굽는 방식(Burning) : 가정에서 손쉬운 데이터 저장

굽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CD-R이나 CD-RW 같은 기록형 CD에서 사용된다. 화학염료가 코팅된 CD 표면을 레이저가 가열하면 작은 홈이 생기면서 데이터를 기록하며, 이 과정에서 "굽는다"는 표현이 생겼다. 굽는 방식은 개인이나 소규모 작업에 적합하며, 데이터를 저장하고자 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대량 생산이 어렵고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

  • CD-R (Recordable): 데이터를 한 번만 기록.
  • CD-RW (ReWritable): 데이터를 삭제하고 다시 기록 가능.

CD를 굽는 장면 (출처 : wikipedia)

 

"CD-ROM을 찍어낸다"와 "CD-R을 굽는다"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이다.


영화 한편을 담을 수 없었던 CD, 그래서 DVD 및 블루레이로 발전

DVD와 블루레이 디스크 (출처 : pixabay)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중간에 CD를 갈아 끼운 기억이 있는가? 저장 매체는 이렇게 우리의 콘텐츠 소비 경험과 함께 꾸준히 발전해 왔다. CD에서 DVD, 그리고 블루레이까지, 각 매체의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자.

CD (Compact Disc)

CD는 초기 저장 매체로, 음악과 간단한 데이터를 저장하기에 적합했다. 하지만 용량이 최대 650MB로 한정적이어서 영화 한 편을 담기에는 부족했다. 이 때문에 영화를 CD에 담으려면 2장 이상이 필요했다.

DVD (Digital Video Disc 혹은 Digital Versatile Disc)

DVD는 CD보다 훨씬 높은 기록 밀도를 가지며, 용량이 4.7GB에 달한다. 덕분에 고화질 영상과 긴 영상을 저장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3D 영화를 저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듀얼 레이어 DVD(8.5GB)가 등장,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블루레이 (Blu-ray Disc)

블루레이는 DVD를 넘어 기록 밀도가 훨씬 더 높아졌다. 기본 25GB(단층)에서 50GB(듀얼 레이어)까지 저장할 수 있어, 3D 영화나 고사양의 게임처럼 대용량 콘텐츠를 담기에 최적화된 매체로 자리 잡았다. 파장이 짧은 푸른색 쪽의 빛을 이용하여 디스크를 읽어내므로 blu-ray라는 이름이 붙었다.


CD를 구별하려면 뒷면을 봐라

CD와 DVD는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저장 매체로, 각 종류에 따라 뒷면 색상이 다르다. 

  • CD-ROM은 단순 알루미늄 원판이므로 뒷면이 은백색이다.
  • CD-R은 화학염료가 코팅되어 있으므로 약간의 색상이 들어간 빛을 낸다.

CD-ROM 과 CD-R의 뒷면 (출처 : www.discwizards.com)

 

  • DVD-R은 4.7GB 용량으로 뒷면은 연한 보라색의 빛을 낸다. 
  • DVD-DL(Dual layer)은 8.5GB 용량이며, 뒷면은 약간 짙은 보라색을 띤다. 
  • 블루레이 디스크의 뒷면은 황색 혹은 푸른색 색상의 빛을 낸다.

DVD-R, DVD-DL, Blu-ray Disc의 각 뒷면 (출처 : www.discwizards.com)

 

다만, CD와 DVD의 뒷면 색상반사 특성은 제조사와 사용된 재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구분을 위해 CD 표면에 표시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아직 CD가 여전히 필요한 곳은?

미니 CD의 크기비교와 다양한 미니 CD 사례 (출처 : Wikipedia, DCL Media & Print)

 

CD는 USB 메모리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값싼 제작 비용 덕분에 배포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미니 CD는 홍보용 광고물, 도서 첨부 자료, 배포용 콘텐츠, 그리고 가수들의 음반 제작에 활용되며, 기업이나 아티스트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CD의 사용도가 줄어들어 노트북 PC에 CD 재생 장치가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흐름 속에서도 CD는 특정 용도에서 꾸준히 그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