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x와 C언어, 프로그래밍 언어의 새로운 시작~
1972년, 벨 연구소에서 켄 톰슨(Ken Thompson), 데니스 리치(Dennis Ritchie), 브라이언 커니건(Brian Kernighan)이 만든 C 언어는 유닉스 운영체제를 개발하기 위해 탄생했다. 처음에 켄 톰슨은 BCPL 언어를 수정해 B 언어라고 명명하였고, 이를 데니스 리치가 한 단계 더 발전시키면서 다음 버전이라는 의미로 간단히 C 언어라고 이름을 지었다.
유닉스 운영체제 발표를 앞두고 있던 톰슨과 리치는 시간에 쫓기며 C 언어를 빠르게 완성해야 했다. 커니건까지 합류하여 급히 만들어진 C 언어는 유닉스와 함께 세상에 공개되었고, 예상 밖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름이 너무 간단해서 농담이 많았다. “다음은 D 언어냐?”는 질문이 자주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C 언어는 이름만 단순할 뿐, 운영체제부터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래밍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C 언어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특징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지 살펴보자.
운영체제의 심장, C 언어의 강력한 기능
C 언어는 운영체제 개발을 위해 설계된 언어다.
운영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메모리 관리이다. 따라서 C언어에는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포인터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이는 메모리 주소를 직접 다룰 수 있어 시스템 제어에 큰 강점이 된다. 하지만 운영체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포인터를 배우고 개념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많은 초보자들이 이 부분에서 좌절을 맛본다. C언어를 처음 배울 때 i = 100; *p = &i; **q = &p; 와 같은 포인터 연산자는 초보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까지도 한다.
또한, C 언어는 입출력 기기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포트 제어 기능도 제공한다. 이런 로우레벨의 시스템 제어 기능 덕분에 운영체제 개발뿐만 아니라 임베디드 시스템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프린터, 스마트 홈 기기, IoT 장비 같은 주변 기기들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C 언어는 하드웨어를 세밀하게 제어하는 로우레벨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며 시스템의 핵심까지 다룰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이렇듯 C 언어는 시스템 프로그램 개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C 언어, 운영체제를 넘어 응용 소프트웨어의 중심으로
C 언어는 운영체제를 넘어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개발에도 널리 사용되었다. 대표적으로 유닉스 운영체제와 커널, 그리고 그 위에서 돌아가는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모두 C 언어로 만들어졌다.

사실 초기의 유닉스는 어셈블리 언어로 제작되었지만, 이후 C 언어로 다시 작성되면서 더 유연하고 이식성이 뛰어난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C언어의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 덕분에 빠르고 효율적인 코딩이 가능해 1980~1990년대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심에 있었지만, 객체지향 언어인 C++이 등장하면서 주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C++이 C 언어에서 파생된 점을 보면, C 언어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운영체제부터 생산성 도구까지, C 언어는 응용프로그램 개발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C 언어, 모든 현대 언어의 뿌리
C 언어는 단순히 과거의 언어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Java, Python, Pascal 등 현대 프로그래밍 언어들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반복문(for, while, do while)과 선택문(if, case) 같은 기본 구조는 C 언어에서 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현대 언어들이 ’구조적 프로그래밍(structured programming)’ 의 문법을 이어받았다. 구조적 프로그래밍의 가장 핵심은 프로그램의 모든 제어 구조는 반복문과 선택문의 5가지 구조적 명령으로 표현 가능하며 goto 명령문 등 직접적인 제어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C 언어는 프로그래밍을 구조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효율적이고 간결한 코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덕분에 현대 언어들의 뿌리가 되었고, 여전히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C 언어를 배움으로써 프로그래밍의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파이썬이나 자바스크립트 같은 언어로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배우는 경우가 많지만, C 언어는 여전히 중요한 프로그래밍 도구로 남아 있다. C 언어를 보면 마치 프로그래밍 세계의 조상을 만나는 느낌이다. 현대 프로그래밍 언어들의 문법 속에는 여전히 C 언어의 유산이 녹아 있다.
변하지 않는 본질, 여전히 핵심 역할을 하는 C 언어
현대의 프로그래밍 세계는 개발 속도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CPU의 성능이 워낙 좋아져 실행 속도보다는 라이브러리가 풍부하고 코딩이 쉬운 언어들이 선호된다. 그러나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주변 기기처럼 하드웨어와 밀접하게 동작해야 하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C 언어가 빛을 발하고 있다.
C 언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준이자 역사로 자리 잡았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C 언어는 프로그래밍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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