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잇(it)잡/에피소드

응답하라 1988,“PC통신”으로 접속~

IT조아(it-zowa) 2025. 3. 3. 06:49

드라마 속 PC통신 <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1988의 18회에서는 정봉이 PC통신 채팅(천리안)을 통해 과거의 추억과 연결되는 순간을 그린다. 정봉은 채팅 퀴즈방에서 미옥과 처음 만난 날에 관한 제시어를 입력했는데, 이를 맞춘 사람이 등장하여 깜짝 놀란다. 그 답변을 통해 정봉은 채팅 상대가 미옥임을 깨닫고, 추억과 인연이 이어지는 감동적인 순간을 경험한다.

응답하라 1988 속 장면 (출처 : tvN)

 

영화 속 PC통신 <접속(1997)>

1997년 개봉한 영화 접속은 PC통신 채팅으로 시작된 특별한 인연을 다룬다.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을 맡아, 서로의 이름도 얼굴도 모른 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점차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전도연의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진 이 영화는 당시 PC통신 문화를 배경으로 한 공감과 설렘의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 접속의 한 장면 (출처 : 명필름)

 

 

드라마 속 PC통신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1990년대의 PC통신 문화를 배경으로,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들은 PC통신 채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당시의 아날로그 감성을 전한다. 풋풋하고 진솔한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한 공감과 함께 PC통신이 낭만이던 시절을 생생히 담아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장면 (출처 : tvN)


PC 통신을 이용하려면

1990년대, 인터넷 전용선이 보급되기 전에는 PC 통신을 이용하려면 전화선에 연결해야 했다. 전화선에 모뎀(Modem)을 설치하고 이 모뎀으로부터 PC 혹은 전용 단말기기까지 통신 전용선으로 연결하면 되었다. 모뎀이 특유의 신호음을 내며 통신망에 연결되던 시절, 통신 속도는 느렸지만 당시에는 혁신적인 기술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통신 시간이 길어질수록 전화 요금이 급격히 증가하는 단점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밤늦게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를 이용하거나, 한 달치 요금 청구서를 받고 부모님께 크게 혼나기도 했다는 일화도 있다.

PC 통신을 즐기려면 개인용 컴퓨터나 비디오텍스 같은 전용 단말기가 필요했는데, 이는 그래픽 화면의 텍스트 모드를 활용해 간단한 대화와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었다. 이런 PC 통신 시대는 오늘날 초고속 인터넷과 비교하면 많이 불편했지만, 당시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의 문을 여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90년대를 풍미한 대한민국의 PC통신 서비스들

인터넷이 일상이 되기 전, 대한민국에는 PC통신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문화가 자리 잡았다. 전화선을 통해 연결된 PC통신은 이메일, 게시판, 채팅 등 지금의 인터넷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들을 제공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디지털 세상의 첫 경험을 선사했다. 당시를 대표하는 PC통신 서비스들은 저마다의 특징과 장점으로 많은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천리안은 1986년 한국데이타통신(KIDC, 현재 LG유플러스의 전신)에 의해 개발된 대한민국 최초의 PC통신 서비스이다. 이메일, 게시판, 채팅, 전자신문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1990년대 중반에는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천리안은 정보와 소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PC통신 시대를 이끌었다.

PC 통신 서비스인 '천리안' 초기 화면. (출처 :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하이텔은 1991년 한국경제신문의 지원을 받아 상용화된 서비스로, 신속한 뉴스 전달과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경제 정보를 중심으로 한 전문 콘텐츠는 하이텔만의 강점이었으며, PC통신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많은 이용자들에게 신뢰받는 정보원을 제공했다.

하이텔의 메인 화면 (출처 : 나무위키)

 

나우누리는 1994년 대농그룹 산하 나우콤이 운영하며 주로 젊은 층과 학생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양한 커뮤니티와 자료실을 통해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으며, 직관적이고 친근한 인터페이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문화와 정보 교류의 장을 제공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나우누리 초기 화면 (출처 : 나무위키)

 

유니텔은 1996년 삼성SDS의 사업 부문으로 시작된 PC통신 서비스로, 1997년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들이 이용하던 채팅방으로 등장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유니텔은 영화와 맞물려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며 많은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유니텔 메인 화면 (출처 : 나무위키)

 

이처럼 PC통신은 정보와 소통의 초석을 다졌으며, 각 서비스는 독창적인 기능과 콘텐츠로 디지털 문화의 다양성을 이끌었다. 오늘날의 초고속 인터넷과 비교하면 원시적 일지 모르지만, 당시 PC통신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연결과 가능성을 열어준 혁신적인 도구였다.


PC통신 전성기에 많이 사용하던 서비스들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전화선을 통해 정보를 얻고 소통하던 시절, 1980~90년대 초반까지는 비디오텍스와 같은 정보 제공 시스템이, 이후에는 PC통신 서비스가 디지털 커뮤니티의 역할을 담당했다. 각각의 서비스는 당시의 기술 수준에 맞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정보 제공 시스템의 시작

1980~90년대 초기에 등장한 비디오텍스는 정보 제공 서비스를 하는 시스템으로, 전화선과 텔레비전 또는 컴퓨터를 연결해 텍스트 기반의 정보를 제공했다. 뉴스, 날씨, 금융 정보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매우 혁신적인 채널로 여겨졌다. 특히, 천리안이나 하이텔과 같은 서비스가 정보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BBS: 게시판, 카페, 댓글 등 디지털 커뮤니티의 시작

PC통신 시대에 접어들며 등장한 BBS(Bulletin Board System)는 사용자들이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고 댓글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당시의 PC통신 서비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공지사항, 질문답변, 자료공유 등 다양한 주제로 운영되며 사용자들에게 커뮤니티의 개념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했다. 특히, BBS는 인터넷 이전 시대의 디지털 포럼으로, 오늘날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의 시작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팅: 실시간 익명 대화의 시작

PC통신의 채팅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실시간 대화를 가능하게 한 혁신적인 기능이었다. 낯선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거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공간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오늘날 메신저 서비스의 전신으로 볼 수 있다. 1997년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들이 이용하던 채팅방으로 등장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게임: 텍스트로 즐기는 협동 플레이

텍스트 기반의 MUD(Multi-User Dungeon) 게임은 당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간단한 텍스트로 이루어진 게임이었지만, 다른 사용자들과 협동하고 상호작용하며 즐기는 경험은 PC통신만의 매력이었다. 당시 마리텔레콤에서 개발한 단군의 땅이라는 게임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단군의 땅 시작 화면 (출처 : 마리텔레콤)

 

이메일: 소통 방식의 혁신

PC통신은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개인 간 소통을 혁신했다. 특히 천리안과 하이텔은 이를 선도하며 많은 사용자들에게 빠르고 편리한 의사소통의 방법을 제공했다.

 

판타지소설: 텍스트 기반 콘텐츠의 인기

PC통신 시대에는 무협지판타지소설 같은 텍스트 기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다. 단순한 텍스트 파일이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읽을거리였고, 현재 전자책 시장의 원형이 되었다.


PC통신, 인터넷 강국의 밑거름이 되다

1990년대 웹의 등장으로 PC통신은 점차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2000년대에 들어 많은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인터넷 기반으로 이관되었다. 하지만 활발했던 PC통신 사용자 층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인터넷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초기 디지털 문화를 이끌었던 PC통신은 사라졌지만, 그 유산은 여전히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 속에 남아 있다.

  • 정보제공 서비스는 웹브라우저의 정보 검색 기능으로 발전하여 오늘날의 네이버다음 같은 인터넷 기업이 탄생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 BBS의 게시판 기능이나 댓글 기능은 SNS로 발전하여 싸이월드가 탄생하고, 기존 BBS 사용자들은 싸이월드블로그 사용자로 이어지게 되었다.
  • 채팅 사용자들은 웹기반의 개인 SNS 사용을 활발히 하여 그 결과로 카카오톡이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SNS가 되었다.
  • MUD 게임의 시조인 단군의 땅은 PC통신과 함께 사라졌지만, 이어서 인터넷에서 실행되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은 대성공하여 오늘날 넥슨 컴퓨터, 엔씨 소프트 등이 게임왕국이 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